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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4차전 맨시티와 샤흐타르 경기에서 오심이 나왔다.


이번 유럽 챔피언스리그 매치데이 4에서 가장 큰 화제는 오심이었다. 페널티킥을 선언한 오심이었기에 어느 때보다 말들이 많았다. 아무래도 페널티킥은 곧바로 득점으로 이어질 수 있을 만큼 민감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경기가 끝이 나고 스털링이 상대 선수와 접촉이 없었다고 인정하며 샤흐타르와 심판에게 사과를 했고, 과르디올라 감독도 경기 후 "우리는 페널티킥이 아님을 깨달았다."라고 말하면서 더욱 집중 조명되기도 했다.


오늘 새벽에 열린 챔피언스리그 조별예선 맨시티와 샤흐타르 경기에서 나온 오심의 과정은 이렇다. 전반 23분경, 스털링이 페널티박스 안에서 드리블 돌파를 하던 중 넘어졌고 주심은 곧바로 휘슬을 불면서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샤흐타르 선수들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며, 다이빙이 아니냐는 제스처와 함께 심판에게 강력하게 항의를 했고, 피아토 골키퍼도 움푹 파인 잔디를 가리키며 허탈한 웃음을 보였다. 뒤이어 중계 카메라가 스털링이 넘어지는 장면을 다시 보여주었고, 샤흐타르 선수들의 입장을 이해할 수 있음과 동시에 오심을 알아챌 수 있었다. 스털링은 넘어지는 과정에서 샤흐타르 선수 그 누구와도 접촉이 없었고, 잔디에 제 발이 걸려 스스로 넘어졌다.

누가 봐도 이 장면은 반칙이 아니었고 페널티킥이 선언될 상황은 더더욱 아니었다. 물론 주심은 스털링이 넘어지는 장면을 약 20M 떨어진 지점에서 봤고, 선수들에게 가려져 제대로 못봤을 수도 있다는 점을 감안할 수 있다. 하지만 주심보다 더욱 가까이에 있었던 골라인 부심마저 주심이 올바른 판정을 내리도록 돕지 못했다. 결국 아쉬운 판정이 나오게 되면서 맨시티에게는 행운이 따른 판정, 반대로 샤흐타르에게는 불운한 판정이 되고 말았다.


스스로 잔디에 발이 걸려 넘어진 스털링의 모습


페널티킥의 경우 경기 규칙 12조 반칙과 불법행위에 따르면 다음과 같은 상황에서 선언될 수 있다. ㉮페널티 박스 안에서 상대를 차거나 차려고 했을 경우 ㉯상대를 걸었거나 걸어 넘어뜨리려고 했을 경우 ㉰상대에게 뛰어 덤벼들었을 경우 ㉱상대를 차지(상대방에게 부딪쳐서 공격을 저지하는 신체 접촉행위)를 했을 경우 ㉲상대를 때리거나 때리려고 했을 경우 ㉳상대를 밀었을 경우 ㉴상대를 잡았을 경우 ㉵상대에게 침을 뱉었을 경우 ㉶골키퍼를 제외하고 고의적으로 볼에 손을 댔을 경우다.


스털링이 넘어진 상황을 살펴보면 위의 규칙들 중 부합되는 조항이 단 하나도 없다. 그나마 의혹이 생길 수 있는 건 스털링이 넘어질 당시 가장 가까이에 있었던 수비수 마트비엔코와의 접촉인데, 명백하게 두 선수는 일체의 접촉이 없었다. 또한, 피아토 골키퍼와의 충돌을 생각해 볼 수도 있는데, 이미 스털링이 넘어지면서 균형을 잃은 상태에서의 접촉이 일어난 것이기 때문에 이는 전혀 무관한 일이다. 다시 말해 스털링은 스스로 넘어진 것이고, 규칙상 페널티킥이 나올 수 없는 상황에서 페널티킥이 나왔기 때문에 빅토르 카사이 주심의 판정은 명백한 오심이다.


챔피언스리그 조별예선 1차전, 유벤투스와 발렌시아 경기에서 퇴장을 당한 호날두


물론 축구계에서 오심은 과거부터 시작해서 현재까지 계속 존재해왔다. 축구뿐만 아니라 모든 스포츠에는 오심이 분명 존재한다. 판정을 내리는 건 최종적으로 심판이고 심판은 사람이다. 당연히 실수할 수 있고 모든 걸 기계처럼 완벽하게 판정을 내릴 수 없다는 이야기이다. 그렇기에 오심도 경기 일부라고 생각하고 오심이 나와도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본질적인 문제는 이러한 오심이 줄어들지 않고 계속해서 늘어난다는 점, 개선되지 않는다는 점이 문제이다. 오심이 줄지 않고 증가한다면 최소화할 수 있는 대책을 세워야 하는게 맞다. 스포츠는 누구든지 조금의 이익이라도 받지 않는 올바른 판정 속에서 펼쳐져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별로 달라진 게 없다.


불과 두 달도 채 안돼서 일어났던 유럽 챔피언스리그에서 나온 호날두의 퇴장 사건을 다시 봐도 그렇다. 당시 호날두는 퇴장 판정을 받으면서 많은 이슈가 되었다. 퇴장까지 받을만한 상황이 아니었고 판정하는 부분에 있어서 주심이 제대로 보지 못해 골라인 부심과 상의를 하면서 내린 판정이었기에 논란이 더욱 가속화됐었다. 하지만 당시 호날두의 퇴장 판정은 별다른 후속 조치 없이 일단락됐고 UEFA는 추후에 문제를 해결한 방안을 제시하겠다는 말을 남겼지만 아직까지 오리무중이다. 결국 선수들은 경기에서 오심이 발생해도 그냥 받아들여야 하고 구단과 팬들도 오심에 대해 답답함만 호소할 수밖에 없다. 명확하게 짚고 넘어가야 하지만 현재로서는 어쩔 수가 없다. 정말로 안타까운 현실이다.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도 월드컵 역사상 최초로 VAR이 도입되었다.


이렇다 보니 많은 이들은 유럽 챔피언스리그에도 VAR 시스템을 도입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이날 경기가 끝이 나고 "심판들은 좋은 판정을 내리려고 하지만, 경기는 빠르고 선수들은 스킬이 좋다. 3~4초 안에 페널티킥인지 아닌지를 결정해야 한다. 심판들이 실수하지 않고, 그들을 돕기 위해서라도 VAR 도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BBC 언론도 "UEFA는 하루빨리 챔피언스리그 경기에 비디오 판독 시스템을 도입해야만 한다."고 의견을 덧붙였다.


맞는 말이다. 최근 VAR 판정으로 오심이 확실하게 줄고 있는 추세이다. 특히 오프사이드, 페널티킥, 핸드볼 파울 등에서 더욱더 그렇다. 심판들을 돕기 위해서라도 VAR 도입이 절실하다. 더군다나 유럽 챔피언스리그는 세계적인 클럽, 세계적인 선수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무대이다. 아무리 6심제를 운영한다고 해도 결국 오심이 나오는 건 마찬가지이다. 이제는 더이상 유럽 챔피언스리그에서 오심은 허락될 수가 없다. 정확한 판단 속에서 경기가 진행되어야만 한다.


물론 현재 비디오 판독기를 도입한 리그는 많지 않다. 대표적으로 FIFA 월드컵, 독일 분데스리가, 이탈리아 세리에A, 대한민국 K리그가 있다. 여기에 스페인 라리가도 이번 시즌부터 도입하면서 현재 사용 중에 있으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도 도입을 검토 중이라는 의견을 내놓은 바 있다. 아무래도 VAR에 대한 문제점이 아직까지 확실하게 개선되지 않았기 때문에 많은 리그들이 꺼려하는 입장이다. VAR은 현재 규정이 정형화되지 않아서 주심만이 VAR을 확인하기 때문에 주심의 주관적인 의견이 계속해서 포함된다.


결국 오심이 또 발생할 수 있다는 이야기이다. 또한, VAR 판정으로 인해 경기의 흐름이 끊기게 된다. 주심이 판독하는 시간 동안 경기는 멈춰지기 때문에 시간은 지체되고, 선수들의 신체 리듬은 깨지게 된다. 이러한 이유로 VAR 도입이 쉽지만은 않다. 하지만 그래도 오심을 줄일 수만 있다면 도입되는 게 맞다고 본다. 결국 축구라는 스포츠는 오심 없이 깨끗한 판정 속에서 치러져야 아름다운 승부가 나오기 때문이다. 앞으로 유럽 챔피언스리그에서 VAR 시스템을 볼 수 있기를 바라며, 모든 축구계가 올바른 판정하에 경기를 펼쳤으면 하는 바람이다.


글=강동훈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UEFA 공식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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