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반응형

첼시의 핵심으로 거듭나는 조르지뉴


축구에 있어서 전술은 선수들의 활약 여부를 바꿔낼 수 있을 정도로 중요하다. 올 시즌 첼시 미드필더 조르지뉴가 지난 시즌과 상반된 활약을 지켜보면 전술의 중요성을 단번에 알아챌 수 있다.


시즌 초반 캉테가 빠지면서 걱정의 연속이었던 미드필더진에서 조르지뉴가 팀의 중심을 잡아주면서 전술적인 핵심이자 리더로서 다시 태어났다. 과거 첼시 중원에서 팀을 이끌었던 미드필더 램파드, 에시앙, 미켈, 파브레가스 등을 이어 새 역사를 써 내려가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 시즌과 비교했을 때 확실히 달라진 조르지뉴의 스탯


조르지뉴는 프리미어리그 기준 지난 시즌과 올 시즌의 스탯을 놓고 비교했을 때 차이가 분명하다. 경기당 평균 슈팅, 키 패스, 드리블, 태클, 가로채기 횟수 등 공, 수 양면에서 확실히 달라진 게 눈에 보인다. 특히 전체 패스 횟수는 줄었지만 키 패스는 증가하면서 효율적인 패스 공급을 보여주고 있다.


패스가 득점으로 연결될 가능성을 가늠하는 통계 기록, 즉 기대 도움을 나타내는 xA(Expected Assist)의 수치 차도 증가했다. 지난 시즌 90분당 0.09회에 그친 조르지뉴는 올 시즌 0.19회로 증가하면서 확실히 이전과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계속해서 스스로 달라지면서 첼시 상승세의 숨은 공신으로서 평가받는 조르지뉴는 이 흐름대로라면 첼시의 전술적 핵심선수로 자리 잡을 수 있다.


지난 시즌과 달라진 조르지뉴


조르지뉴가 이처럼 놀라운 건 이전까지 지켜봐 왔던 모습과는 정반대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는 데 있다. 조르지뉴는 그동안 역삼각형 미드필더의 꼭짓점으로 나서면서 후방 빌드업을 비롯하여 전반적인 팀의 지휘 역할과 수비적인 역할을 떠맡았다. 하지만 팀이 높은 점유율을 유지하고자 비효율적인 패스가 많았고, 수비력이 부족하다는 평도 잦았다. 더불어 속도가 느려 맨마킹 능력이 부족하단 지적을 받기도 했다.


그렇다면 불과 1시즌 만에 달라지면서 좋은 활약을 이어나가는 조르지뉴의 변화는 어떻게 해석할 수 있을까. 


스탯, 움직임, 전반적인 경기력의 변화에는 조르지뉴 개인의 노력, 끝마친 적응기, 동료와의 호흡 등이 영향을 미쳤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선수 개인의 노력이나 영역만으로 해석하기엔 수많은 비난을 받아온 조르지뉴가 달라진 건 너무나 극적이다. 선수 개인이 아무리 각성해도 이처럼 변화를 끌어내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지난 시즌과 달리 올 시즌 들어 조르지뉴의 플레이가 달라질 수 있었던 가장 결정적인 변화는 팀의 변화, 그중에서도 전술 변화이다. 조르지뉴의 개인적 진보에 팀 전술과의 부합이 이루어낸 상승효과로 조르지뉴 반전을 해석하는 시선의 배경이다, 즉 환경과 조건이 달라지면서 조르지뉴가 완전히 달라진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다.


조르지뉴와 램파드 감독


조르지뉴는 사리 감독 체제에서 전술적으로 편향되면서 부진이 이어졌었다. 원볼란치로 나서는 가운데 공수 모두 가담해야 하는 만큼 하중이 많이 걸리게 되면서 스스로 무너지고 만 것이다. 여기에 상대가 작정하고 볼 운반의 핵심인 조르지뉴를 묶어버리게 되면 조르지뉴는 물론 첼시는 전체적으로 무너질 수 없게 되었다. 단순하지만 중요했고, 만약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다면 조르지뉴의 존재감은 사라졌다.


하지만 올 시즌 새로 부임한 램파드 감독은 사리 감독과는 전혀 다른 스타일 속에서 팀을 이끌어나가고 있다. 조르지뉴의 환경과 조건 변화의 핵심은 램파드 감독이 추구하는 전술에 있다고 볼 수 있겠다. 램파드 감독은 높은 점유율 축구, 즉 짧은 패스를 선호하지 않고, 라인을 높게 올려 강한 전방압박 속에 공격적인 전술을 구사하는 스타일이다. 전술적으로 원볼란치보다는 투볼란치를 보다 많이 활용한다. 올 시즌 4-3-3 대형으로 나설 때도 있었지만, 이때도 미드필더 한 명만 공격적으로 기용하고, 나머지 한 명을 조르지뉴와 함께하게 했다.


이러한 변화 속에 조르지뉴는 공수 모두 관여해야 하는 부담감과 하중이 줄게 되었고, 지난 시즌 비난받아왔던 수비에서 무게감을 덜게 되면서 동시에 자유로움을 부여받게 되자 공격적인 움직임을 가져갈 수 있었다. 앞서 서술했듯 조르지뉴의 공격 스탯 변화는 이렇게 나타나게 되었다.


팀의 중심으로서 볼을 전개하는 조르지뉴


여기에 램파드 감독은 빠른 공수 전환을 요구하고, 특히 긴 패스를 통해 전방으로 곧바로 연결하는 패턴도 자주 시도한다. 이때 정확한 패싱력을 장착하고 있는 조르지뉴가 팀의 중심이 되어 볼을 전개하게 된다. 조르지뉴가 패스 숫자는 줄어들었지만, 결정적 패스가 증가한 부분이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의미 없는 패스를 줄이고 빠른 공수 전환 속에 전방으로 패스를 공급하는 조르지뉴의 변화이다. 실제 지난 시즌 조르지뉴의 롱패스 성공률은 경기당 2.5회였지만, 올 시즌은 경기당 4회로 확연하게 증가한 걸 알 수 있다.


결과적으로 램파드 감독의 전술이 첼시의 전반적인 흐름을 바꾸어놓는 데 일조했고, 그 가운데 조르지뉴를 완전히 다른 선수로 바꾸어놓게 되었다. 현지 언론에서도 “램파드 감독이 조르지뉴를 바꾸어놓았다.”라고 극찬하고, 팀 동료 아스필리쿠에타 역시 “램파드 감독체제에서 조르지뉴는 완전히 달라졌다. 그는 이제 비난받을 이유가 없다.”라고 말하며 램파드 감독과 조르지뉴를 칭찬한 건 다 이유가 있는 일이었다. 


감독은 선수들의 단점은 최소화하고 장점을 최대화할 수 있는 전술을 끊임없이 찾아내야 연구하고 찾아내야 한다. 전술적으로 중요한 선수로 만들어 놓은 것은 감독의 몫이다. 다시 말해, 좋은 팀을 만들기 위해선 좋은 선수 이전에 좋은 감독을 먼저 찾아야 한다는 뜻이다.


글=강동훈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첼시 공식 홈페이지


부족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댓글, 피드백 환영합니다. 공감 많이 눌러주세요.

반응형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방문자수
  • Today :
  • Yesterday :

축구를 좋아하는, 칼럼리스트를 꿈꾸는 대학생의 블로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