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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례대로 디에고 시메오네, 마르셀리노, 호세 보르달라스


앞서 두 편에서 봤듯 그동안 디에고 시메오네 감독과 마르셀리노 감독이 4-4-2 전술을 바탕으로 라리가에서 돌풍을 일으키면서 이름을 알렸다면, 최근 라리가 돌풍의 주역이자 4-4-2 전술의 명목을 잇는 건 헤타페의 보르달라스 감독이다.


보르달라스 감독은 팀의 전체적인 틀을 완전히 바꿔놓으면서 헤타페에 전성기를 가져다주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2016-17시즌 헤타페 감독으로 부임한 뒤 확고한 4-4-2 전술 체계를 만들어내어 한 시즌 만에 승격을 일궈냈고, 이후 상위권 진입 및 유로파리그 진출권을 따냈다. 그동안 헤타페는 강등권에서 머물거나, 2부리그에서 승격을 노리는 위치에 있던 게 전부였지만, 보르달라스 감독의 지도 속에 완전히 탈바꿈했고 지금도 계속해서 순항 중이다.



호세 보르달라스 감독


'높은 위치에서부터 시작되는 강한 전방 압박'


보르달라스 감독의 4-4-2 전술 시스템은 시메오네, 마르셀리노 두 감독과는 또 다른 유형이다. 일반적으로 4-4-2 대형을 생각하면 수비라인을 낮게 유지하는 가운데 철저하게 수비적인 움직임 그리고 빠른 역습으로 공격을 진행하리라 생각한다. 때문에 지나치게 수비 중심의 축구를 생각할 수 있다. 헤타페의 전력이 라리가에서 상위권에 속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그러한 생각이 드는 건 더욱더 당연하다. 하지만 보르달라스 감독의 축구는 생각과는 정반대다.


전술적 움직임 - 전방 압박


그렇다면 보르달라스 감독 축구는 무엇이 다를까? 그의 전술은 '높은 라인', '강한 전방 압박'이 핵심이다. 보르달라스 감독은 전체적인 라인을 깊게 내리지 않고 오히려 위험할 정도로 높은 위치까지 라인을 끌어올려 전방에서부터 상대를 강하게 압박하도록 지시한다. 중앙 수비수를 제외한 나머지 필드 플레이어가 상대 진영에서 강하게 압박을 시도하는 형태다. 높은 라인을 유지하는 탓에 위험부담이 증가할 수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헤타페(라리가 최소실점 4위)가 실점률이 높은 팀은 또 아니다. 이는 전방 압박을 효율적으로 가져가는 가운데 나타나는 효과도 있고, 중앙 수비수가 상대 공격수를 맨마킹하며 철저하게 묶어내거나 위험한 상황이 나온다 싶으면 곧바로 반칙으로 끊어내도록 요구하기 때문이다. 상대 팀들이 헤타페를 만나게 되면 전방에서부터 고전이 이어지고, 뒷공간을 공략하고자 해도 쉽게 이루어지지 않는 건 그래서다.


전술적 움직임 - 전방 압박 후 공격


헤타페는 이러한 엄청난 전방 압박을 바탕으로 상대의 기회를 차단하기도 하지만 역으로 기회를 만들어내는 움직임을 보여주기도 한다. 전방에서부터 강한 압박이 이어지다 보니, 볼 탈취에 효과적이고, 이는 곧바로 역습으로 이어지면서 공격에서도 효율성을 자랑한다. 특히 헤타페는 공격 루트의 다양성이 적고, 지공 상황에서 취약하기에 이러한 압박 후 역습이 그들에게는 최고의 수비이자 최고의 공격이 된다. 여기다 높은 라인을 계속 유지하다 보니 전방에 공격 숫자를 최소 4명은 계속 유지하고, 풀백과 중앙 미드필더까지 합류하면 더 많은 숫자가 공격에 가담하게 되는 효과도 나타난다. 실제 헤타페는 득점자가 투톱 말고도 여러 포지션에 걸쳐 분포되어있다. 모두의 예상을 깨고 높은 라인, 강한 압박을 바탕으로 상대를 곤혹시키는데 성공적인 결과물을 낸 보르달라스 감독의 전술 시스템이다.


'중앙과 측면 미드필더가 완성하는 보르달라스식 축구'


보르달라스 감독의 축구는 높은 위치에서부터 전방 압박을 시도하다 보니 그에 요구되는 많은 활동량, 압박 능력, 유기적인 움직임, 동료와의 호흡 등 여러 부분에서 잘 맞아떨어져야 한다. 그러한 부분에 있어서 헤타페는 중앙과 측면 미드필더, 총 4명의 자원이 좁은 간격을 유치한 채 그 역할을 톡톡히 해내면서 팀을 승리로 이끈다.


전술적 움직임 - 미드필더 움직임


4명의 미드필더는 패스웍을 형성하기보다는 엄청난 활동량을 바탕으로 경기장 이곳저곳을 함께 종횡무진 뛰어다니면서 그라운드를 지배하는 데 치중된다. 상대가 공을 가지고 하프라인 근처로 오면 곧바로 달려들어 압박을 가하거나 상대 페널티 박스까지 전진하여 전방 압박을 함께 시도하면서 위협을 가한다. 실제 헤타페의 미드필더들은 수비력이 준수해 압박은 물론이고, 대인 방어 임무도 잘 수행해 수비 밸런스를 잘 유지한다는 측면에서 보르달라스 감독의 요구에 잘 맞아떨어진다.


전술적 움직임 - 미드필더의 공격 전개


이들은 공격의 시발점으로서 압박 그리고 볼 탈취 후에 공격을 전개할 수 있다는 부분에서도 위협적이다. 4명의 미드필더는 공을 탈취하는 순간 전방으로 올라가거나 길게 연결하는 패스를 통해 찬스를 만들어내는데, 사실상 공격에 모든 걸 떠맡는다. 각자의 역할과 움직임은 다르지만, 유기적인 움직임을 바탕으로 공격을 주도한다. 중앙에서 전개가 잘 안 풀리면 과감하게 포기하고 측면으로 전개하여 돌파 및 크로스를 통해 공격하는 것이 그렇다. 특히 측면 미드필더들은 애당초 공격을 진행하고자 높은 위치에 머무르고 있기 때문에 공격 진행에 있어 핵심적이다. 뿐만 아니라 풀백과의 연계성도 뛰어난 그들은 하프 스페이스 공간에서 움직임을 가져가며 미드필더의 연계성을 극대화하기도 한다. 결과적으로 강도가 높지만, 전술에 잘 어울리는 선수들이 있고, 그 전술의 세분화가 잘 이루어지는 가운데 좋은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보르달라스 감독의 전술이라 볼 수 있다.


글=강동훈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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